북장단과 추임새로 소리에 흥을 더하다

인터뷰 - 정화영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판소리고법(鼓法)은 판소리꾼이 소리를 할 때 북채와 손궁을 사용하여 반주로 북을 치는 것을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 이라고도 하며, 이는 판소리 발생과 함께 판소리고법이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장단북은 오동나무 속을 깎아 만들거나, 소나무를 여러 쪽으로 깎아 이를 둥글게 짜 맞춰서 높이는23cm, 지름은47cm 정도로 양쪽에 소가죽을 대고 북채는 탱자나무와 같이 단단한 나무를 사용한다.

- 고법의 체계를 정립한 역사의 인물들

순조(純祖1800.11살 왕세자로 책봉1834.사망) 때 故)宋光祿)·故)宋興祿)·故)朱悳基)·故)牟興甲)등은 판소리고수로 활동하다가 소리의 명창이 되었다. 故)朴判錫)·故)申贊文)·故)朱鳳鉉)·故)丁元燮)·故)申高柱)등이 판소리고법의 체계를 바로 세우는 데 공헌했다

정화영 선생의 스승인 故)김동준 선생은 해방을 전후로 故)金在先)·故)李正業)·故)金命煥)·故)金得洙) 등과 활발한 국악 활동을 하면서 높고·낮은 (등배) 소리에 따라 장단을 맺고 풀어내는 ‘너름새 치는 법, 추임새 넣는 법’ 등 고법(鼓法)의 체계를 이론적으로 정립하는데 힘써왔다.

정화영 선생은 윗세대로부터 구술로 전해오는 옛 문헌들을 토대로 ‘한국의 정악과 민속악 장단’을 정립하였으며, 2020년 "국악인생 60년" 이야기를 들어 봤다.

- 대금과 고법(鼓法)에 입문하다

정화영 예능보유자는 “경기도 화성군 팔단면 서근리가 고향이며, 부친 정진형, 모친 송기홍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는 친구들과 같이 “남사당패가 모이는 곳이면 그곳으로 달려가 구경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6.25 발발로 즐거웠던 시간들은 전쟁으로 포탄과 전차바퀴에 살던 곳은 쑥대밭이 되었고 화약 냄새가 진동하였다. 이후 부친과는 연락이 끊겨 행방을 알 수 없게되자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단소를 불었던 삼촌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항상 단소를 가까이 하게 되었다. 그리움이 대금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대금소리에 심취해있던 선생은 국립국악원 악장이었던 서용석 씨를 찾아가 대금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이후 선생은 여성국극단을 따라다니면서 대금을 불었다. 또 국립창극단 단원 활동으로 인하여 악장이 되어 전설적인 인물과 현존하는 명인·명무·명창 분들을 만나면서 그 때 故)김동준 선생께 판소리고법을 전수를 받았다.”고 하였다.

판소리에 북장단과 추임새로 흥을 돋우다

- 판소리고법을 전형대로 전승하다

정 선생은 향토색이 짙은 판소리고법을 전형대로 전수생들에게 이를 전승해 왔다. 선생의 추임새는 북편성음이 다소 음성적으로 묵직한 편이며, 채편성음 또한 무겁고 단단한 성음으로 가볍고 번잡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며, 흥을 돋우어 주는 추임새 경우에는 성음이 북성음과 조화를 잘 이루어 옛 한양의 향수를 들춰내게 한다.

“정 선생의 스승인 故)김동준(1928년생) 선생은 198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고법 보유자로 인정받았으며, 故)장판개(1885-1937), 故)박동실(1897-1968), 故)김연수(1907-1974), 故)박봉술(1922-1989))이분들은 스승의 윗세대로 판소리고법(鼓法)의 체계를 정립하는데 윗분들과 뜻을 같이 해왔다”며, 스승인 김동준 선생께서 “이듬해 갑자기 별세(62세)하자 정화영 선생은 이수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판소리고법은 민속악에서 판소리 및 산조(散調) 진양 24박을 기(起)·경(景)·결(結)·해(解)라 하여 매 각(刻)마다 맺고 풀어친다”며, 또 “1장단 24박을 느린 6박을 또 넷으로 12박을 둘로 나눌 수도 있다”며, 이는 “소리에 따라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엇모리·엇중모리가 있으며, 판소리의 선율에 따라 맺고 푸는데, 악절에 따라 선율의 기복(起伏)을 소리의 등배 또는 생사맥(生死脈) 이라고도 합니다.”

- 사치가락을 맺고 풀어내는 북채와 궁편

정화영 선생은 “왼손잡이이므로 북을 오른편으로 살짝 당겨놓고 북채를 왼손에 자연스럽게 쥐고 채편대접 같은 모양으로 친다. 궁편은 오른손으로 치되 팔을 곧게 펴지 않고 자연스레 펴고 오른손 엄지를 북통 전에 대고 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엄지를 전에서 떼지 않는다”고 한다.

“대점은 채를 수평으로 내려치되 북통의 가운데나 위를 치며, 소점은 조금 안쪽으로 당겨 친다. 오른손 북에서 머리 위나 음편으로 멀리 나가지 않도록 한다”며, 또한 “맺고 푸는 고법은 진양조장단을 다른 장단에 맺을 경우, 결박에 대점을 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소점을 친다”며, 또 “사치가락은 때에 따라 6박 또는 12박으로 때에 따라 만들어 치기도 한다”고 하였다.

- 서울시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로 인정받다

정 선생은 집안의 가장인 관계로 여러 여성국극단을 오가며, 전국을 순회하면서 악사와 악장으로 북을 잡고 대금을 불어 가족의 생계를 꾸려갔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각종 축제행사와 문화로부터 소외받는 곳을 찾아가 전통예술공연을 통해 국민들의 삶에 위안을 주면서 우리민족의 예술성을 널리 알려 문화예술발전에도 공헌해왔다.

그로 하여금 전국대회에서 대금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또 옛 문헌을 토대로 판소리고법 악부(樂府)의 체계를 재정립하여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고, 국립창극단악장, 부여군충남국악단 예술감독, 추계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전승활동에 힘써왔다.

- 지나온 삶을 생각하며, 바람이 있다

선생은 “전국을 순회공연하면서 ‘국악인생 60년’을 대금과 북장단으로 지역향토성이 짙은 추임새로 흥을 돋기도 하고 눈물을 뿌리게도 하며, 구전으로 전해오던 전설적인 얘기와 현존하는 국악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출간 하였으며, 암투병과 뇌졸증을 이겨내고 나니 삶이 그리 녹녹하지만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은 건강을 챙기면서 올바른 전승활동을 통해 전수교육에 힘 기울이면서 채보를 발굴 정리하여 이를 토대로 국악의 전형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자료를 후대에 남기고 싶다"고 하였다.

- 인터뷰를 마치면서

인간문화재는 기능·예능인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자 하늘도 감복하여 신이 내려준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정화영 서울시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가 앞으로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기여하는 전통예술인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글 - 박종선 편집인

- 현직 및 경력 -

정화영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사단법인 화고판소리고법보존회 이사장, 사)전통타악진흥회, 유네스코 한국국악보존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2008~ 2015.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원로사범, 1982~ 1999.국립창극단 악장 및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 1999~ 2003.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 2003~ 2006.부여군충남국악단 예술감독,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겸임교수을 역임한바 있다.

- 상훈 및 표창 -

2017.10.20. 서울시문화상(서울시장상

2015.02.13. 한국국악대상(한국국악협회 이사장상)

2014.12.29. 공로상(한국음악실연자협회 회장상)

2013.10.27. 제6회 동초대상(고흥군수, 동초제판소리보존회)

2011.04.12. 문화포장 (대통령상)

2008.05.14. 제2회 서울전통예술인상(HSBC은행장,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장상)

2005.05.13. 공로상 국립중앙극장장,동아일보,유네스코 판소리진흥회 이사장상)

2003.12.31. 문화관광부장관 표창상

2003. 국립국악원장 공로상

1994.10.17. 국악의 해’국악보급 공로상(문체부 장관상)

1989.12.26. 국립극장 모범단원 공로상 (국립극장장상)

1987.10.12. 신라문화제 전국기악경연대회대상 (대통령상)

1985.11.02. 전국국악경연대회 광주예술제장원(광주시장상)

1984. KBS 국악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