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해 지붕위로 올라온 소들 물 빠지자 못 내려와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일대에 폭우로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이른 아침부터 밀려와 차오르기 시작한 강물은 이내 마을 주택과 축사를 집어삼켰고 9일 늦은 밤이 돼서야 물이 빠져나갔다.

1천500여마리 소들은 축사나 시설에 갇혀 물에 빠진 소들은 마을과 축사 주변 곳곳에 죽어 있었고 반면에 축사에서 벗어나 살길을 찾던 일부 소들은 축사, 주택 지붕을 딛고 살아남았다. 일부나마 살아남은 지붕 위에 오른 소들이 내려오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면서 3~4ｍ 높은 곳에서 트랙터나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하고도 여의치 않으면 축사 일부를 허물어 비스듬한 길을 만들어 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해발 531m의 사성암레 나타난 소 10여마리는 피할 곳을 찾다가 사성암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도로에서도 수해를 피해 온 소 떼가 발견되기도 했다. 수해에 놀란 소들은 마을 곳곳에 흩어져 힘이 빠진 듯 도망도 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폐사한 소들을 치우고 살아남은 소를 구하기 위해 수해 복구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