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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 산 자의 생각
[221227호] 2022년 12월 27일 (화) 09:21:58 한효섭 저널리스트 kbshdtv@hanmail.net

 

죽은 자와 산 자의 생각

한효섭 칼럼

   
대한민국헌정회전국지회장협의회 회장 한효섭

세월호참사와 이태원참사를 보면서 산자와 죽은자의 생각에 대한 지난날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1965년 10월 3일, 아버지는 48세에 대구동산병원에 입원 중이셨다. 의사선생님께서는 만분의 1의 확률이지만 수술을 하다 잘못하여 척추를 건드리게 되면 앉은뱅이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사람 구실을 못 하면 나라에 짐이 되고 자식에게 짐이 된다고 하시면서 일가친척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하셨다.

 그때 외동으로 태어난 필자는 일가친척들이 가문의 풍속에 따라 삼년상을 지내야 한다고 했고 장가를 가서 대를 잇고 가정을 지키는 것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효도라고 이야기했다. 아버지도 분명 그런 아들의 모습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일년상을 지내고 일가친척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고학의 길을 선택했다.

 필자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20살밖에 안 되는 아들이 삼년상을 지내며 마냥 슬픔에 잠겨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하고 이웃을 위해 약자를 돕는 것을 바라실 것이라 생각했다. 청년의 꿈을 펼쳐야 할 때 장가를 가서 아들딸 낳고 편하게 잘 사는 모습을 바라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만일 필자가 아버지라 해도 삼년상보다 장가가는 것 보다 슬픔을 가슴에 묻고 열심히 공부하여 평소에 아버님께서 유언처럼 말씀하신 ‘사람은 사람 구실을 해야 하고 정직하게 살면서 자신보다 이웃과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의 손발이 되고 기댈 언덕이 되는 사람’이 되어 참되게 살다 의롭게 죽는 사나이다운 사나이가 되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과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말은 태어나서 제주도로 보내고 남자는 태어나서 서울로 가야 한다고 하셨다. 남자는 큰물에서 남자답게 놀아야 하고 저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며 그들과 부딪히면서 스스로 개척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더라도 아버지의 생각은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필자는 산 자인 일가친척의 말과 당부를 거절하고 죽은 자인 아버지의 생각에 따라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주 자립하는 모습을 선택했다. 물론 그 선택은 일가친척의 반대를 무릅쓴 선택이었기에 친구 하나 없는 외롭고 망망한 험난한 서울에서의 고학의 길이었다.

 지금도 죽은 자인 아버지의 생각이 산 자가 말하는 것보다 몇 번이고 옳다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효도는 일찍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험난하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으로 나라와 국민과 이웃을 위하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하여 나눔과 봉사, 그리고 기부와 배려로써 열심히 사는 모습일 것이라고 믿는다.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그 길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하며 지금도 후회 없이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죽은 자와 산 자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지만 삶과 죽음 모두의 몫을 지닌 산 자는 “사람답게 참되게 살다 의롭게 죽어라.”라는 죽은 자인 아버지의 평소 가르침으로 진정한 몫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의 산 자들의 애도와 추모의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왠지 쓸쓸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부산 한얼인 한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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