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상근부회장 폭탄발언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의 폭탄발언에 재계가 또다시 뒤집혔다.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과 국회의 당부까지 무시한 휘발성 발언이라 '치고(발언) 빠지기(해명)'가 통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전경련의 '시한폭탄'이라고까지 지적받은 정 부회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임원진 전원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9일 재계에 따르면 정 상근부회장이 이 대통령의 전경련 조직에 대한 '변신' 당부마저 한칼에 자르는 것은 물론, 전경련 조직의 수장인 허창수 회장의 발언에까지 '찬물'을 끼얹는 등 '재기불능'이라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이날 "어제 전경련 회장단 회의 직후 정병철 상근부회장이 '전경련은 쇄신할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겠다는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생발전,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역행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보여 준 것"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박 의원은 "연간 4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과 조직을 운영하는 전경련이 스스로 근본적인 쇄신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발언은 정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회장단회의 직후 브리핑 자리에서 전경련 쇄신에 대한 재계 안팎의 요구에 대해 신경질적인 태도로 반응한 데 따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평소 전경련 근무를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일련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억울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하지만 본인의 일방적인 소신이 조직과 회원사에 폐를 끼치고 있다면, 그건 누구를 위한 봉사인가"라고 반문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앞서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이제는 향후 50년을 내다볼 때 전경련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경제단체 측면에서 고민해 달라"며 전경련의 변신을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통령 발언에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전경련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도 이야기 해 놓은 상태"라고 쇄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대통령은 물론 조직의 윗분과 의견이 다르다면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하고 "정 부회장의 전횡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임원진들도 동반 사퇴해 전경련에 대한 신임을 재평가를 받는 게 환골탈태의 첫발"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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