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에서 공영으로 된다는 의미는 정부로부터 좀 더 많은 독립성 그리고 자율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영방송의 핵심은 얼마만큼 정부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목소리를 정부의 통제나 명령으로부터 벗어나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자신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공영방송의 굴곡진 역사

공영방송이 된 이후에도 수 많은 우여 곡절 속에 국민의 방송이 갖춰야 할 정치적 독립성 또는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성 끊임없이 모색해 온 과정이다. 그러한 모색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방송 통폐합을 꼽을 수가 있다. 그 다음에 1987년도 민주화운동시대. 그리고 90년 이후에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수차례 방송 파업이 있었다. 이런 변곡점을 지나면서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가는 길을 걸어오고 있다. 항상 시청자들을 중심에 두고 시청자들과 함께 해왔던 지난 세월을 보면 채찍질도 받고 또 때로는 잘한다고 격려도 받으며 지금의 공영방송을 만들진 것 같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획득해왔고 정치적인 독립성과 연관된 보도의 공정성 문제들에 있어 비판은 받았지만 나름대로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힘입어서 지금은 각종 조사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사 1위의 자리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공영방송 40년 여정 동안 KBS가 반성하고 노력하고 진화해온 그런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방송공사법 제도적 정의는 없다

한국방송공사법이나 방송문화진흥회법 설립법만 있고 공영방송에 대한 이념이나 정의 이런 부분은 제도적으로는 없다. 그러나 관행적으로는 공영방송하면 대체적으로 소유나 지배구조가 공적이고 또 서비스가 다른 상업방송에 비해서 차별적이다. 정부나 시장으로부터 독립적인 어떤 자기 의사결정 체계를 갖고 있는 방송을 우리는 공영방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공영방송에 대해서 사실 어떤 합의된 정의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고 법적으로 명확한 규정이 제시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우리만의 공영방송이 그런 것이 아니고 해외의 사례들이 그렇다.

영국 같은 경우는 영연방을 대표하는 방송이다. 독일 같은 경우는 조금 기술적인 차원을 강조해서 전국적 수신이 가능한 국가적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이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시민의 방송, 개인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방송이다, 각국의 이런 차이점을 쭉 살펴보면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영방송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론의 장으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첫번째고 두번째는 양질의 방송,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서 문화를 발전시키고 그 다음은 사회적인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방송으로 정의해 볼 수 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영원한 숙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제도적으로 자리를 잘 잡고 있는 공영방송들, 이를테면 영국의 BBC, 가깝게 일본의 NHK같은 것을 보더라도 끊임없이 바로 공영방송과 정치권력간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시비가 있어왔다. 아주 근본적인 공영방송 제도는 언뜻 정치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한다라고 얘기할 때 완전히 정치와 동떨어져서 완전히 진공상태, 정치로부터의 진공상태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떠한 공영방송도 현실정치로부터 동떨어질 수는 없다.

공영방송은 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공영방송이 제대로 존립하기 위해서는 국가로부터 필요한 여러 가지 지원을 얻어내야 되고 또 정치권력뿐 아니라 시장에서 여러 가지 필요한 자원 같은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공영방송은 바로 이러한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하다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비판, 그러면서도 어떤 일정한 선을 넘어서지 않는 균형, 비판과 균형 감각이 있는 방송이 공영방송이다.

정치적 중립성 보도의 중립성 이런 논란은 선거에서 특히 정치 세력으로부터 간섭과 비판,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운명이다. 완전한 독립성을 구현한 공영방송이라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이상적인 것을 구현하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공영방송 내부의 제도 같은 것들이 꼭 필요하다.

미디어매체가 많아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 저급한 콘텐츠, 무책임한 주장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공익성과 정치적 독립성이나 양질의 내용을 지켜내는 미디어 역할이 너무나 중요한 때이다.

  발취 KBS 미디어 정책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