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치마저고리에 흰 비녀 하얀 명주 수건으로 추는 살풀이춤은 백의민족의 혼과 한 많은 민족이라는 우리의 민족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살풀이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춤의 내용도 한층 예술적인 것으로 다듬어지고 교방예술로 자리 잡아 춤의 명칭도 ‘입춤’, ‘산조(散調)’, ‘즉흥무(卽興舞)’, ‘수건춤’ 등으로도 불려진다.
살풀이춤의 발생은 남도무악(南道巫樂)에서 파생된 것으로 ‘살을푼다’ 혹은 ‘액을푼다’는 의미에서 원래는 운명에 타고난 흉살을 미리 피하도록 하는 살풀이굿 또는 그 장단에 맞추어 굿판에서 무당이 추던 종교적인 의식을 위한 춤이다. 그 중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1995년 지정, 권명화 선생에게서 송신지 그녀는 2008년2월 1순위로 이수를 받았다. 춤을 통해 무아지경에 이른 송신지 회장을 만나 한국무용에 대한 열정을 들어보았다.

  춤은 ‘나의 인생’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권명화 살풀이 춤)“보존회 송회장은 일반에게도 많이 알려진 살풀이춤은 무속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살(액)을 푼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송회장은 살풀이춤뿐만 아니라 태평무, 진도북춤 등 전통무용을 무대에서 선보여 왔다.
태평무는 강선영(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태평무는 궁중무용으로 통칭되기도 하는데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에서 왕과 왕비가 춤을 추는 내용의 대표적인 춤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근대무용의 맥을 잇고 있는 한성준 선생에 의해 완성되어 현재 강선영 선생님이 기능보유자로 있다”며 “화려한 당의와 다양한 무속장단, 그 장단에 맞춘 발짓 춤이 일품으로 우리나라 춤 중에서 가장 기교적이라고” 한다. “진도북 놀이는 전라도 양북치기를 전승한 것으로 양손에 북채를 쥐고 장구 치듯이 잔가락이 많이 활용되면서 멈춤과 이어짐이 민첩하고 가락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가락이 갖는 시간적 소리와 몸짓 춤이 갖는 공간적 움직임이 어우러져 흥을 돋우는데, 이 춤을 한번 추고나면 온 몸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신명나는 춤사위가 특징” 이라 했다.
송 회장의 이런 대표적인 춤 실력들은 그가 오랫동안 우리 한국무용계를 이끄는 여러 무형문화재 스승들의 춤사위를 체계적으로 사사하며 꾸준히 쌓아 온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부를 바탕으로 그동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호주, 태국, 캐나다 등 세계 20여 개국에서 초청공연을 갖는 등 화려한 무대 경력을 거쳤다. 국내외 각종 무대에서는 활발한 공연활동과 더불어 송 회장의 최근 활동 중에는 춤을 통한 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진정한 살풀이 춤 명맥
송신지 회장은 권명화 살풀이 춤 보존회 회장으로서 어렵고 험난한 길이지만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후배들을 양성하고 보존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 춤 보존회는 서울에 이수자 및 이수를 받으려는 교육생이 50여명이며, 권명화 선생은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살풀이춤의 맥을 잇는데 노력을 기하고 있다.
기자가 보존회 운영에 힘들었던 점을 묻자 “어느 보존회든 어려움이 있다며. 송회장은 보존회를 관리 하다 보니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라고 말하며 “이문순 총무님께서 항상 옆에서 도와 힘든 일도 솔선수범 해주고 있어 내실 있는 보존회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또한 “이 총무는 전통문화를 지키고 배우고자 하는 학구열은 여느 예술인 못지않다”고 덧붙이며 보존회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기자가 아쉬운 점을 묻자 송 회장은 “회원들 역시 모두 잘따라주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라고 말하며 회원들이 춤에 대한 열정을 갖고 공부해서 한국무용이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랐다. 그러나 이수자 되려면 3년여 정도를 공부하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수증만 받고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전통무용인으로서 ‘화합’과 ‘배려’를 강조하는 송신지 회장은 “무용인들은 개성이 강한데, 자신의 안위뿐만 아니라 스승과 보존회 전체를 생각하며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램”이라고 밝히며 “보존회는 회장 혼자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함께 ‘협심 단결’ 할 때 더욱 빛이 발한다” 며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은 3년 이상 배워야 이수 시험 자격 요건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악, 승무, 산조 그리고 살풀이춤의 매력에 빠지다
인터뷰 하는 내내 송신지 회장의 표정은 늘 밝다. 그런 밝은 기운은 그녀의 춤사위는 손짓 하나, 발짓 하나하나에서 묻어난다. 그녀는 춤을 좋아하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자연스럽게 춤의 매력에 빠졌다.
송 회장이 전통무용에 다시 열정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5여 년 전부터이다. 그녀가“결혼하고 자녀를 길러내며 내조하다 보니 늘 전통 무용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지만 무용에 몰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한국무용 사랑은 몸짓 하나하나에서 우러나왔다. 그녀는 무용 뿐 아니라 타악에도 흥미를 가지고 있어 가야금, 장구, 사물놀이, 판소리 등 전통문화를 다양하게 익혔다.
송 회장은 “무용을 하면 즐겁고 모든 잡념이 없어진다”며 2008년도에는 목계월 선생께 서도민요를 사사하였다고 덧붙인다. 또한 박병철 선생께 진도굿춤을 사사받고, 정재만 선생께 태평무를 비롯한 살풀이춤을 배우고 강성연 선생께 오랜 기간 춤을 배웠다. 이에 송신지 회장은 이매방 선생님으로부터 춤을 배웠지만 “권명화 선생님과의 인연이 특별해 선생님 춤만 배우고 있다”며 선생과의 애틋한 사제 간의 정을 확인했다.
송 회장은 욕심이 없는 순수한 무용가다. 그는 “권명화 선생님처럼 무형문화재가 된다던가. 명인이 되더라도 이름을 알리고 싶진 않다”한다. 더구나 “어려서부터 아마추어로서 흥미를 갖고 배우게 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겸손함도 보였다.
 권명화 선생과의 특별한 인연을 묻자 ‘명지대사회교육원’ 강사 3년을 재직하면서 선생을 만나 “취미로 춤을 즐기다 조금 더 열정을 갖게 되어 강습에 들어갔다. 처음 시작할 땐 이수 받을 생각은 없었는데 권명화 선생과 오랜 인연이 닿으려고 했는지 여러 대학에서 강사직 제의도 뿌리치고 선생님을 따라 이수 받게 됐다”며 송 회장의 살풀이춤의 인생 시작을 들었다.
올해로써 권명화 선생께 살풀이춤을 배운지 5년 그는 권명화 선생 살풀이춤의 첫 번째 이수자가 됐다. 이렇게 삶의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것이 젊음의 비결일까. 1942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송신지 회장은 맑고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송 회장은 “고민을 하지 않으려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훌훌 털어버리고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욕심 없이 걸어 온 무용 외길 인생
기자가 춤을 하기 위한 덕목을 묻자, 송 회장은 자신을 위해 만족을 위한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신설대학 무용과 교수를 맡아달란 섭외가 있었는데 춤을 통해 무형문화재가 되겠다는 욕심을 갖는 것은 싫다 라며 만약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권명화 선생께 춤의 열정을 다 받치겠다” 라고 말하며 나는 외길 이예요, 내가 정재만 선생님 춤을 7년 사사 받았고 명지대에서도 7년 동안 있으면서 많은 제안들이 있었지만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힘든 것도 있었고, 좋은 일도 있었다. 라며 고집스러운 예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송신지 회장은 근래에 들어 무대에서 만나 보기 힘들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세계각지에서 큰 공연을 해온 송회장 모습을 최근 무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송회장은 권명화 선생 무대라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심정이다. 그는 선생님이 살아계실 동안은 무대서 공연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마음에서 우러난 공연을 하게 되면 더 값진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진정 스승을 존경하는 제자임을 일깨우게 했다. 

▲ 송신지 회장의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하는 이문순 총무.

스승을 따르고 보필하는 제자…오는 10월 발표회 계획도
2010년을 맞아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권명화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을 따르면서 보필하고, 보존회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뿐이다. 라며 끝까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보존회 회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보존회 회원들은 열심히 배워서 유명한 예술인이 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송신지 회장은 올 10월 보존회 학생들과 함께 권명화 선생의 작품으로 살풀이와 소고를 선보이는 연습과정에 있다며, 올해의 계획을 밝히며 희망찬 새해를 다짐했다.

송신지 회장 약력
2005~ 현재 권명화 살풀이춤 보존회 회장
2005 권명화류 살풀이춤 이수
2004 캐나다 페스티벌공연(진도북, 태평무)
2001~2004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2년과정 22대 원우회장
            명지대학교 최고지도자과 1년 과정 회장
2003 리틀엔젤스 공연(명지전통무용의 밤 대공연) 등 다수 공연
2002 FIFA 한일월드컵 폐막식 공연(진도북)
2002 KBS 세상의 아침 생방송(태평무)
2001 제1회 충무공노량해전승첩제 공연(산조)
2001 민족예술신문사 창간 축하 공연(산조)
2000 오페라 마당놀이 춘앵전(중국 상해대극장)에서 소고춤, 화관무
1999 한국태국 문화교류 공연(살풀이)
1942 서울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