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中生有(무중생유). 현재 존재하고 있는 모든것은 유에서 창조된 새로운 유이며, 처음의 유도 아무것도 없었던 무에서 창조된 것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신밖에 없다. 고로,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 처해져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란 없다는 의미다.

세계는 넓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할 일도 많고, 갈 곳도 많고,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는 현대인으로서의 책임감도 있다. 세계무대가 활짝 열려있으나 누구도 감히 동부민요를 알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만큼 어렵고 험난한 길은 없다. 이런 와중에도 그저 소리가 좋다는 이유 하나로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 세계를 활보하고 다니는 박수관 명창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수관 명창

아프리카에 우리 문화 씨앗 심다
경주 황룡골에 동부민요 전수관을 마련하고 후진양성에 여념이 없는 박수관 명창. 그가 이번에는 '제1차 아프리카 왕족회의' 에 초청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되는 왕족회의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있는 왕족 500여명이 참석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박수관 명창은 이번 행사를 주최 주관하는 남아공 문화성과 넬슨 만델라 재단 초청으로 "자신들의 춤과 노래를 가장 우수한 문화"라 자부하는 남아프리카에서 한국의 동부민요를 공연했다.
우리 민족은 막걸리 한잔에 음정, 박자 관계없는 추임새를 넣는 멋스러운 민족이었다. 얼씨구, 잘한다, 좋지, 그렇지 등 상대방을 추켜 주는 말, 따뜻한 추임새 한자락에 희망을 주고 받았던 것이 국악이다. 그 짧은 한마디에 민족의 깊고 따뜻한 심성을 담아냈던 국악이 미국과 전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방인들이, 그것도 문화의 뿌리가 가장 깊다는 아프리카인들이 박 명창을 초청한 것은 그들이 우리의 가락과 선율을 제대로 느꼈고, 동부민요속에 흐르는 민족의 한과 구슬픈 가락에 동질성을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밖으로 소리없이 퍼져나간 우리의 전통 문화인 국악을 그들의 잣대로 평가 하는 여유로움인지도 모를 일이다. 또 구성져서 싫다는 동부민요가, 국악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기쁨으로 승화된다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음인지도 모른다. 신명이 오를 때 같이 모인 사람들이 하나되는 국악만의 특성을.
이런 뜻 깊은 행사에 박수관 명창의 동부민요와 함께 동행하는 '한국의 소리/SOUND OF KOREA'공연단(소리 박강희, 안무 김지연 外)이 펼치는 한국 전통춤 공연은 내년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선에 남북 공동 진출의 쾌거를 이루어낸 우리에게는 스포츠강국으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오천년 문화민족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사절단으로서 앞장서는 박수관 명창
동부민요의 흥겹고 힘찬 가락이 그리스 파르나소스 산 정상에 울려퍼졌다. 지난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3회 제주 세계델픽대회'의 성수(聖水) 뜨기 행사에 문화사절단으로 참가한 박 명창은 델픽대회의 발상지인 그리스 파르나소스 산 델피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공연을 펼쳤다.
고대 아폴로 신전의 여사제 피티아로 분장한 델피의 리디아 칼치양이고대 그리식 물병에 받은 샘물은 박 명창의 즉흥구음과 뱃노래 소리, 사운드 오브 코리아 무용단의 전통춤사위에 맞춰 제주 세계델픽대회의 문화대사인 제주출신의 배우 고두심씨에게 전달돼 제주의 전통 물허벅에 담겨졌다. 이 물은 제주도로 공수된 후 9월 9일 제주 세계델픽대회 개막식에서 한라산 백록담 물과 합수되었다.
공연에서 박 명창은 '영남들노래' '치이야 칭칭나네' 등을 불러 행사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한국의 문화적 이미지가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이때 남의 나라 역사와 조상과 음악은 훤히 꿰뚫으면서 자신의 조상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벤처기업가와 명창 타이틀 동시에 갖춰
박수관 명창은 갑우정밀의 대표이기도 하다. 문화인으로서 경영을 한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박 명창은 문화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그가 이끌어가는 갑우정밀은 완전평면 브라운관 일체화 장비로 제38회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장비는 LG 전자의 완전평면 브라운관인 ‘플래트론’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장비다. 또한 1996년 한양대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01년 10월 18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추모음악회에서 우리 나라의 전통 상여소리로 미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준 것이 공로로 인정되어 미국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리는 내 삶의 원천이자 생명이다”
경남 김해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박수관 명창은 동네 상여꾼들의 구성진 가락과 각설이패의 장단을 들으며 어린시절부터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12살 때 부산진역 광장에서 소리연습을 하다가 만난 김로인 명창이 그의 스승이었다. 당시 김로인 명창은 동부민요의 독보적인 존재로서 이름이 나 있었다.
박 명창은 김로인 스승으로 모시며 소리를 배우고 익히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는 “스승님은 자연에 가깝도록 소리하고 소리는 가슴으로 해야한다. 창법을 완전히 익히기 전에 남들 앞에서 소리하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김로인 명창은 동부민요 중 가장 어렵다는 전쟁가, 백발가 등을 박수관 명창에게 전수해 주었다.
혹독한 가르침으로 박 명창의 소리는 이제 우리나라가 아닌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그는 UN(FAO)본부, 미국 케네디센터 콘서트홀, 링컨센터, 카네기 메일홀 초청공연 등 31회의 개인 발표회와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 국내외에서 500여회가 넘는 동부민요 공연을 했다. 그는 프랑스 IRMA가 발간한 세계 전통음악가 인명사전에 한국인 음악가로는 최초로 등재되기도 했다.
또한 2005년 4월 미국 LA 헐리웃 퍼시픽 디자인센터에서 러시아인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제적인 예술인으로서 국제적인 저명인사에게 주어지는 러시아 타워상을 수상하면서 동부민요가 세계인의 인정을 받는 기반을 다졌다. 더불어 그는 국제델픽위원회의 대사로 임명되어 명창으로서 문화홍보대사로서 인정받고 있다.
박 명창은 이에대해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에서는 노래를 듣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연장을 나가거나 좋다고 판단되면 박수갈채를 보내는 등 그 판단이 한국보다 냉정하다”고 말한다. 이런 엄격한 평가 때문에 그는 더욱 노력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등 자신을 게을리 할 틈이 없다. 공연을 하면서 그는 “무엇보다 동부민요가 신비스럽고 경의롭다면서 찬사를 보내올 때의 희열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美洲한국국악경연 내년부터 세계대회로"
지난 8월 말 미국에서 열린 사단법인 미주한국국악진흥회 주최의 '2009 미주한국국악경연대회'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동부민요보존회 박수관 회장이 또 일을 내고 돌아왔다.
지역 국악인으로는 드물게 미국을 꾸준히 오가면서 카네기홀 공연 등으로 국악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박 회장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미주한국국악경연대회를 내년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한 국악경연대회로 키우기로 국악진흥회와 최종합의를 했다.
박 회장은 현재 미주한국국악진흥회 본국대회장이지만 2001년 단체를 창립하고 현재까지 이끌어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대회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하고 초청공연도 벌여왔다.
그는 "2000년 카네기홀 공연을 위해 미국을 찾았는데 재미교포들의 국악사랑이 뜨거운데 비해 이를 배우고 기량을 향상시킬만한 여건이 전혀 마련돼 있질 않았다. 이제 10돌을 앞둔 국악경연대회가 재미교포들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악경연대회는 미국 내에 한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뉴욕주는 2004년부터 행사 당일을 한국의 날과 국악의 날로 지정해 미국내 한국인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장으로 자리잡게 해줬다. 2006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종합대상에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줘 대회의 위상은 물론 재미교포들의 애국심도 높여줬다.
이렇게 규모를 키워온 국악경연대회를 박 회장은 내년 10회째를 맞아 전 세계의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로 키워 재외동포간의 나눔의 장은 물론 전세계에 우리 음악을 알리는 또다른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박 회장은 "세계 각국에 공연을 하러가면 아직 많은 나라에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모르고 그 수준을 낮게 보는 곳도 많다. 휴대전화, 자동차 등을 수출하는 것도 좋지만 이젠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세계한국국악경연대회는 4월24~25일 열리며 기악, 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 전통무용, 농악 부문에 초·중·고, 대학, 일반부, 외국인특별부, 입양아부로 나눠 치러진다.

새로운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다
문화와 예술은 이미 산업이고 국력이다. 9년 전부터는 뉴욕에서 ‘미주 한국전통국악경연대회’를 열어 미국의 교포들은 물론이고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한국의 문화나 예술이라면 그렇고 그런 것인 줄 알고 팔짱을 끼고 보던 미국 정치인들도 깜짝 놀랐다. 요즘엔 국악 대회가 열릴 때마다 현지 정치인들이 ‘눈도장’을 찍으러 온다. 이 대회는 내년부터 ‘뉴욕 세계한국 국악 경연대회’로 이름을 바꿔 전 세계인들을 초청한다.
국악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한국과 한국인을 보는 외국인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4년 뉴욕 당국은 국악 공연 당일을 ‘뉴욕, 한국의 날, 국악의 날’로 지정했다. 교포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개인적으로는 강하지만 뿔뿔이 흩어져 있던 교포들도 하나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뉴욕의 수산시장 조합, 청과시장 조합도 ‘국악 공연’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청했다. 기술 강국을 넘어 이제 문화 강국, 예술 강국으로 도약을 시작한 셈이다.
특히 대구경북의 역사와 문화 예술은 세계 최고의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화와 서구화를 지향해온 탓에 우리는 우리 것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세계인들은 우리나라 문화 예술에 놀라고 감탄한다. 지역의 문화 예술인과 관련자들은 말한다.
박수관 명창은 “우리 역사와 문화, 예술을 소재로 대구에 세계인의 ‘놀이판’을 만들고, 또 세계로 뛰어나가자. 우리 문화와 예술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 우리에겐 실력도 있다”고 말하며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수관 명창 프로필
한양대학교 박사
러시아 글링카 국립음악원 명예음악학 박사 겸 명예교수
육군 3사관학교 객원 교수
환경부 홍보대사
프랑스 IRMA 세계전통음악가 인명사전에 등재
국제델픽위원회 대사
석탑산업훈장/ 대한민국과학기술상/장영실상
제1회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 대상 문화관광부장관상
제2회 남도민요전국대회 일반부 대상 국무총리상
제7회 서울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 종합 대상 대통령상
미국 DANA 뮤직상 금상/ UN 감사장
러시아 타워성/ 미국 대통령상
1997 대구시를 빛낸 사람 선정
2000 대구시 서구 ‘자랑스런 구민상’, ‘자랑스러운 시민상’
2008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백두대간소리 ‘박수관 동부민요 1’ 음반 출반
함경 강원 경상도의 소리 ‘박수관 동부민요2’ 음반 출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민요부 심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