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에 결국 항복한 서초구 반포동 주민들

  재건축은 빨리 추진하는 게 현명한 거에요. 박원순 시장이 문제라고 하지만, 다음 시장이 누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조합원들 의견이 대부분 그렇게 흘러가고 있어요.”(서울 서초구 반포동 H 공인중개사 관계자)

서울시가 잠원동 ‘반포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지 일주일. ‘반포 한양’의 성공사례를 보고 박원순식 재건축에 반발했던 한신 1차 등 인근 재건축 아파트 조합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광장에서 ‘재개발 재건축 죽이기 정책 규탄 주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한신 1차 앞 거목 상가의 H공인중개사무소. 재건축아파트 조합원과 공인중개사들 사이에 서울시 정책 방향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터져 나왔다. 신반포 1차 조합원은 “원래대로라면 올여름 이주했어야 한다”면서 “반포 한양처럼 최대한 사업을 앞당겨 내년 여름에는 이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반포 6차 조합원은 “조합원들이 많아 의견 일치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지만, 양보할 수 있는 건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포 한양’의 사례는 박원순 시장의 재건축 철학인 ‘공공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반포 한양아파트는 용적률을 기존 262.6%에서 298.6%로 높이고 이로 인해 늘어난 가구(61가구)의 절반(30가구)을 소형주택으로 구성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방배동 경남아파트, 삼성동 홍실아파트, 신반포 6차(한신 6차), 신반포 1차(한신 1차) 등의 사업이 잇따라 보류시켰다.

잠원동과 반포동 일대 재건축아파트들은 지난해 서울시 오세훈 전 시장에서 박 시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사업이 1년 넘게 지연됐다. 지난해 3월 최고 35층으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됐고, 이에 맞춰 최고 61층, 1560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으로 개발계획을 대폭 수정했으나,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초고층 개발은 무산됐다.

반포 한양아파트 조합은 현재 서울시의 공식 공문을 기다리고 있다. 조합은 공식공문을 통해 서울시의 세부 조건을 받고, 일반분양 물량, 주택면적, 분담금, 주택배정 방법 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반포 한양아파트처럼 조합원 중 일부는 주택을 그대로 가져가고 일부는 넓혀가는 경우 주택 배정방법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포한양은 전용면적 114㎡(35평)의 절반은 같은 면적으로 나머지 절반은 145㎡(44평)으로 이주할 수 있다. 같은 면적으로 이주하는 분담금은 약 600만원이고 면적을 넓히면 3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171㎡(52평)으로 178㎡(54평)을 받으려면 1억50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하고 145㎡(44평)으로 줄이면 2억5000만원을 환급받는다.

안금옥 조합과장은 “서울시의 세부 조건을 담은 공문이 와야 좀 더 확실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며 “주민총회가 올가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돈봉투 살포' 박원순캠프 조직특보 조사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당시 박원순 후보캠프 조직특보 서모(45)씨를 전날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지난해 10월23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며 참석자 3명에게 각각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돌리는데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씨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경위 및 규모, 출처 등을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서씨는 조직적인 돈봉투 살포 정황이나 손학규 당시 대표의 개입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서씨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법원에서 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나 서씨가 잠적해 25일 지명수배 조치했다. 서씨는 지명수배 하루 만에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최광웅 전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을 불구속기소하고, 돈봉투를 받은 서울지역 민주당 지역당협위원장 민주당의 박모 전 서초갑 당협위원장과 고모 전 송파갑 당협위원장은 불입건, 김모 강남갑 위원장은 기소유예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