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50조 클럽

  고객’을 생명으로 아는 CEO 보험의 사랑

  삼성생명 사장 박근희

  삼성생명의 매출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박근희 사장이 취임한지 9개월 후부터 나타난 변화이다. 우리나라 제2금융권 최초로 총자산이 150조원을 넘기며 ‘150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삼성그룹 중국시장 개척의 일등공신에서 국내 보험업계의 총책임자로0자리를 옮긴 박 사장은 가장 먼저 제시한 캐치프레이즈는 “보험은 사랑”이었다.

보험가입자들은 가족과 본인을 향한 사랑이 있어야만 보험에 가입에 가입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사람, 사랑’이라는 삼성생명의 브랜드가 탄생했다. 또한 “컨설턴트는 고객을 사랑해야만 그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색다른 인식을 하게 되었다.

  경영스타일은 ‘소통, 현장, 고객’

경영 스타일을 정리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다름 아닌 ‘소통, 현장, 고객’이다. 박 사장의 현장 경영 전략은 다른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보다 월등하다. 취임 후 일주일에 이틀 이상 영업현장에 직접 내려가 현장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 모든 정성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삼성생명 목포지역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보험금 지급 창구인 고객플라자와 교육용 세미나룸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박 사장이 정확히 10일 후에 그 지역의 고충인 고객플라자와 세미나룸을 완공시킨 사례는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최남단 지점이 있는 제주도에서부터 최북단 지점이 있는 강원도 고성에 이르기까지 박 사장은 전국을 누비며 임직원, 컨설턴트와 함께했다.

1년간 800개 지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직접 방문한 전력이 박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때마다 들은 컨설턴트의 건의사항은 곧바로 경영에 반영하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발빠른 그의 행보 때문에 직원들의 행보는 회사의 이익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모든 프로세스는 고객 중심으로 개편

“삼성생명의 모든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고객이익 중심이란 말 속에는 고객이 기대하는 재무적, 비재무적 가치를 제공하도록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기업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일례로 “보험금 수령을 기다리는 고객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창구를 통한 보험금 지급 신청 시 당일에 처리해주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타 보험사에 전무하다. 시스템을 완벽히 정비하는데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매달 박 사장이 직접 참석하는 고객위원회도 연다.

  은퇴, 부유층, 해외시장 선점이 삼성생명의 3대 성장 거점

삼성생명은 ‘은퇴ㆍ부유층ㆍ해외시장을 선점’을 삼성생명의 3대 성장거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바 있다. 그와 맥락을 같이하는 평균 250억원대의 자산가들에게 가문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올해부터 출범한 ‘삼성패밀리오피스’는 부유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박 사장이 깔아놓은 돌이다. 박 사장은 “패밀리오피서(FO)는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도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현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문제점을 보고 만든 것”이라며 “PB들은 수수료 수입을 위해 상품을 추천하는 데에 그치다보니 고객이 여러 회사의 PB와 거래해도 포트폴리오가 똑같을 수밖에 없다”며 현 자산관리사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어 말했다.

또한 "개인비서 개념을 도입해 70세에 이르는 창업주 1세대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게 FO의 최대 목표"라며 "특히 이들의 가문관리와 가업승계를 도와 한국의 록펠러, 카네기 가문 등 명문가가 나오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

박 사장은 삼성생명 글로벌화의 중대한 ‘첫 단추’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ING생명 아시아ㆍ태평양 법인 인수ㆍ합병(M&A)과 관련해 박 사장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ING생명 한국법인의 M&A보다도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영업망을 갖게 되면 해외사업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KB금융지주 관계자가 삼성생명과 ING생명 아태법인 공동인수를 제안했다고 하는데 아직 만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어 세간의 의혹을 마무리했다.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유치는 문제가 있다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유치에 대해 그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에서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을 유치하는 것은 연금의 근본적인 취지로 생각해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연금은 장기 자금인데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은행에서 퇴직연금을 받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외국에서도 투자은행(IB)에서는 연금을 받아서 운용하기도 하지만 상업은행은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박 사장은 변액보험의 주식형 펀드 투자비율이 전체의 50%를 넘는 일부 보험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변액보험의 펀드 투자비율 가운데 주식형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해왔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회사들이 향후 어떻게 될지 염려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은 리니언시 2순위로 1578억원의 과징금 가운데 70%가량을 감면받은 상태다. 리니언시로 과징금을 감면받고도 삼성ㆍ대한생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을 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업계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은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 이후 행정소송을 건 것은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해 사정 당국과 업계의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