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원장- 각오와 비전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국회보건복지상임위 오제세 위원장

  17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행정 전문가인 오재세위원이 보건복지위를 맡게 되었다. 보건복지는 그야말로 광범위하면서도 중책이다. 보건복지 위원장으로서의 각오와 비전을 들어보았다.

  Q: 18개 상임위 중 인기 상임위로 손꼽히는 보건복지위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임하는 각오는?

A:개인적으로 보건복지위원장직에 애착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18대에 국회 최초로 무상보육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기초노령연금 2배 확대, 불임부부 지원, 최근 65세 이상 노인 분들을 위해 국민건강보험 본인 부담금을 경감하는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복지국가의 근간이 되는 입법 활동에 매진해왔습니다. 이러한 저의 노력이 국회와 당 내외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 위원장직에 선출된 것 같아 보람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복지국가의 실현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세계 최하위 저출산 국가, 세계 최고속의 고령화 국가로 전락하고 있고, 양극화의 심화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보건복지위원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19대 국회의 보건복지위원회가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인상, 의료보장 확대, 장애인 복지 확대 등 이 시대 과제를 완수하고 복지사회 실현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Q: 정책 추진을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기획재정부와의 마찰과 타협이 불가피할 텐데 어떤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운영해 나갈 방침입니까?

A: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바람직한가, 실현가능한가, 지속가능한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보육은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바람직한 정책인가. 보육은 보편적 복지 국가 실현의 대표적인 분야로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모든 복지국가들이 보육정책에 심혈을 기울였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무상보육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논쟁은 정부가 준비 없이 추진하다 일으킨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발생 시켰습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의 위기로까지 연결됩니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국민들이 열망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보편적 복지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교한 재원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국민들이 정치권의 복지정책을 신뢰할 수 있어야 겠지요.

 경제를 아는 인물이 복지정책을 수립하고 조율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죠. 아울러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서는 조세·재정 개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분야들에서 의정활동을 해왔던 저의 경험이 상임위를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획재정부와는 복지에 대한 투자와 경제성장을 한 축으로 인식하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정책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는 보건복지위원회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과제이자 시대정신으로 이에 대한 특별한 전략은 없습니다.

 단 보건복지위원회가 복지정책의 중심을 잡고, 정부 모든 부처들과 합심하여 복지국가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자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철학과 역량이 잘 발휘되고 융화되도록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운영방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 어떻게 바라보고 앞으로 보건복지위의 주요 이슈, 어떤 것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까?

A:이 시대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정점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새 대통령의 과제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은 바로 경제적 곤란에 빠져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해결하는 것입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청년세대, 일자리·임금·주거·보육·교육 문제 등으로 출산을 포기한 맞벌이 부부, 그리고 중소기업·자영업자·노인·장애인 등등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잊혀 왔던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한 정책과 정치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국민들의 열망이며, 그 해결책이 바로 보편적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의 복지경쟁은 바람직한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복지정책의 중심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시대적 과제들이 논의되고, 구체적 방안들이 마련될 것입니다.정리하자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편적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인상, 의료보장 확대, 장애인 복지 확대 등이 보건복지위원회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Q: 최근 가장 이슈는 무상보육 문제입니다. 올해부터 시행중인 0~2세 전면 무상보육정책이 예산 고갈로 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데요.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기존의 무상보육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포퓰리즘 정책이니만큼 수정돼야 한다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무상보육 대란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육료 지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예산이나 인프라를 준비해야 하는 사업인데, 정부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성급하게 진행했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입니다. 국회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무상보육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족, 가정에서 키워도 되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가수요 현상 등의 문제점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무상보육은 절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무상보육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정부 정책이 수개월 만에 바뀐다면 어느 국민도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무상급식 논쟁을 거치면서 어렵게 형성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허물어져서는 안 되며, 자칫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믿음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하고 종합적인 정책 설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한 정책은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무상보육이 단기적으로는 실현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만들 계획입니다. 동시에 보육의 질을 높이고 무상보육 재정 부담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도 검토해 나가갈 것입니다. 저출산과 관련된 보육복지는 국가의 미래와 직결돼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가 책임을 갖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앞장서겠습니다.

  Q:정부가 무상보육 재원을 국고에서 지원하라는 정치권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힌 데 이어서 정치권의 복지공약까지 점검하겠다고 나서면서 정치권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우선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워 복지 확대를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려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재정건전성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복지비 지출 비율은 9%로, 평균 23%대인 OECD 회원국에 견주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복지를 희생할 상황이 아닙니다. 현 정부 들어 재정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부자감세로 세입이 줄고, 4대강 사업 등 토목사업 지출이 늘어난 탓입니다.

정작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세입을 늘리고, 불요불급한 대형 국책사업 재검토, 특수활동비 등 불투명한 예산 절감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복지정책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 세계 최저 출산율(2010년 1.23명)과 초고속의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급감하고, 양극화로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성장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경제적 강자와 약자로 나뉜 현재의 갈등구조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보편적 복지를 통해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중간층을 지켜내어야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어야합니다. 낙수효과를 내세우며 대기업 위주의 고성장 정책을 추진하다가 서민들을 고통스런 삶으로 떨어트린 정부는, 이제라도 복지와 성장이 한 축이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으로 보편적 복지정책을 추구해야합니다.

  Q: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본인 부담금을 경감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A: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 및 의료급여법 개정안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생애의료비의 절반 이상을 65세 이후 노년 시기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노년 시기에 상당한 의료비를 부담하게 될 경우, 노년빈곤층이 확대되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 있고, 의료서비스의 과다 지출로 의료를 포기하여 건강권이 침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65세 이상 노인 분들에 대해 국가가 본인 일부 부담금을 지원함으로써 노년 시기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 것입니다.

Q:산적한 보건의료제도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A: 과중한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서민가계 불안 해소가 가장 시급합니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한국은 64%, OECD 국가들의 평균 85%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의료비는 가계파탄 3대 원인 중 하나입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기초수급자 편입사유가 실직, 소득감소, 의료비 지출 순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1980년대 후반에 국민건강보험이 통합된 이후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은 연평균 9% 수준으로 OECD 평균인 4.5%의 두 배입니다. 따라서 입원진료 보장률을 90%로 높이고, 본인부담 상한제를 100만원으로 인하하는 등 의료비 부담 완화에 집중해야합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합니다. 의료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은 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면 계층 간 의료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중소 영세사업장의 사회보험료 부담은 고용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빈곤층에 해당하는 최하위 5%는 건강보험료를 면제 하고, 하위 5~15%는 건강보험료 무이자 대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임금 근로자 및 중소 영세사업장의 사용주 부담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등 건강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취약 계층의 건강권을 보호해야합니다. 아울러 의료의 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하고, 수도권 지역으로 의료자원이 집중되면서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의료서비스의 지역 간 질적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대화된 공공병원 확충 등

보건의료 인프라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이 밖에 노인틀니 건강보험 급여확대, 13세미만 아동 필수예방접종 무상지원, 불임부부 검사 및 치료비 전액 지원, 고령산모 필수검사 비용 지원 등을 위원회에서 검토해볼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