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주택’ 소유 19만 명…금융권도 부실 우려

  경매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못 갚는 이른바 깡통주택의 소유자가 19만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160세대로 구성된 아파트 단지 최근 2년새 모두 40세대가 경매에 넘어갔다. 이 집의 낙찰가는 감정가의 절반수준인 2억 9천만원. 집을 팔아도 대출금 4억 8천만원을 다 못 갚아 깡통 주택이 됐다.

금융당국이 첫 실태조사에서 확인한 깡통주택 소유자는 19만명,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 경매로 처분해도 못 갚는 대출은 13조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LTV 초과 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달이상 주택담보대출을 연체한 사람도 4만명, 깡통 아파트가 늘면서 전세 등 세입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01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임차한 집이 경매에 넘어가 무일푼으로 쫓겨난 세입자는 7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

주택가격이 36% 떨어지면 깡통주택이 8배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깡통주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떨어져 깡통주택이 늘면 집주인뿐만 아니라 금융권도 타격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을 보면 지난 2009년 말 0.72%였던 것이 올해 8월에는 1.32%까지 높아졌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없는데다 경기 악화로 빚 갚을 능력도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분양 주택을 사면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9.10 대책 이후 방문객이 늘었던 한 견본주택. 그러나 최근엔 다시 문의전화가 줄고 있다.

  기존 주택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고 집값 하락도 멈출 기미가 없다. 깡통주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당장 후순위 대출이 많은 제2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저축은행과 카드사는 주택담보대출의 4분의 1이 후순위일 정도로 부실 위험이 높다. 연체율도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의 12배가 넘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나온 대책은 아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 석 달간 팔 기회를 주는 경매 유예 제도는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는 실효성이 없고, 우리은행의 '신탁 후 임대 제도'는 신청자가 단 한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도 문제를 뒤로만 미룰 것이 아니라 손실의 일정부분을 감수하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계 상황에 몰린 주택이 시장에 나올 경우 집값 2차 하락마저 우려돼 치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