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세제 혜택과 건설사들의 파격적인 할인 공세까지 쏟아졌지만 매수심리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입주한 지 1년된 아파트다.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인 100여채가 아직 미분양상태, 최근에는 잔금을 2년 미뤄주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분양가가 5억3천에서 5억7천만원인데, 1억8천만 납입하시면 바로 입주 가능하다. 또 한 아파트 단지는 500여 채가 팔리지 않자 분양을 포기했다. 대신 400여 채를 전세로 바꿔 세입자를 구했다.

임대 보증금 수익을 받는게 비어있는 것보다는 훨씬 회사 입장에서는 자금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7만 6천 3백 여채.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9.10 부동산 대책의 세제 혜택을 못 받는 신규 미분양과 계약 해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수세가 실종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내년 분양 물량까지 줄이고 있다.

주택 시장엔 현금 유동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위험이 바로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등 세제 감면이 이달 말 끝나고 새 정부 출범까지의 정책 공백도 있어 미분양이 더 쌓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