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효과

  정부, FTA효과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다!!

  정부가 FTA효과로 인해 많은 생필품이 싸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민생활과 전혀 상관이 없는 벤츠 자동차도 포함되어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말 서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실적을 올리기 위한 사기극인지 헛갈리게 한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자.

  유럽산 유모차, 고급 외제승용차 ‘벤츠’ 가 포함

정부가 1대에 7000만원에 육박하는 고급 외제승용차를 FTA로 가격이 인하된 서민품목에 넣는 등 FTA 효과를 과대 홍보, 빈축을 사고 있다. 1대에 80만원이 넘는 유럽산 유모차와, 1개에 20만원에 달하는 프라이팬도 FTA 효과를 본 서민생활 밀접 품목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한·미, 한·EU FTA 관련 가격동향 및 추진대책 점검' 자료를 발표하고,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이면서 관세인하 폭이 큰 20개 FTA 관련 품목 중 14개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대상품목은 오렌지,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아몬드, 체리, 레몬, 자몽, 와인, 승용차, 호두 등 한·미 FTA 관련 10개 품목과 유모차, 다리미, 프라이팬, 와인, 승용차, 전동칫솔, 위스키, 유축기, 베이비로션, 에프터세이브로션 등 한·EU FTA 관련 품목 10개다. FTA 발효로 관세인하 효과가 발생, 서민들의 생활과 관계가 깊은 수입품목들의 가격이 상당히 싸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가 선정한 20개 품목을 따져 보면, 서민생활과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상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승용차, 프라이팬, 다리미, 와인 가격이 현저히 하락했다?

정부가 가격동향 점검 대상으로 꼽은 20개 품목 중 한·EU FTA 관련 10개 품목은 유모차, 다리미, 프라이팬, 와인, 승용차, 전동칫솔, 위스키, 유축기, 베이비로션, 에프터세이브로션 등이다. 한·EU FTA 관련 10개 품목 중 전동칫솔을 비롯한 5개 상품은 FTA 이후 가격이 오히려 오르거나 전혀 변동하지 않았다. 반면 정부는 승용차, 유모차, 프라이팬, 다리미, 와인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FTA 발효 이후 상당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검 대상으로 꼽힌 승용차는 '벤츠 E300'으로 지난 7월말 기준으로 판매가격이 6880만원에 달한다. 유모차의 경우도 1대에 80만원을 호가하는 '잉글레시나 AVIO'를 대상으로 선정했고, 프라이팬도 '휘슬러 알룩스 프리미엄'이라는 상품으로서 판매가격만 18만7000원이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을 선정해 FTA 전후 가격을 비교한 결과 상당 수 품목들의 가격이 인하됐다고 발표했지만, 도무지 서민들이 구입·사용하기 어려운 품목들을 다수 끼워 넣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점검대상으로 선정한 모든 품목들이 다 서민들과 밀접한 생필품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관세인하 폭이 큰 상품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서민생활 품목과 함께 FTA로 관세인하 효과가 큰 상품들을 중심으로 가격동향 점검대상을 선정한 것"이라며 "FTA 발효 전후로 같은 제품이 수입되는 품목이어야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전동칫솔을 비롯한 6개 상품은 비싸졌거나 가격인하 전혀 없다

또한 '한·미, 한·EU FTA 관련 가격동향 및 추진대책 점검' 자료에 따르면 FTA 관세인하 품목 중 일부 상품의 가격이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 결과 20개 FTA 대상품목 중 14개의 가격은 하락했지만, 전동칫솔 등 6개 상품의 가격이 인하되지 않거나 오히려 비싸졌다. 한·미 FTA 관련 품목의 경우 호두 1개 품목만 미국 현지의 작황 부진에 따라 FTA 발효 이전 200g당 6000원에 팔리던 소비자판매가격이 그대로 유지됐다. 반면 점검대상이었던 한·EU FTA 수입품목 10개 중 절반은 FTA 발효 이전보다 가격이 오히려 비싸지거나 변동이 없었다. 특히 유럽산 전동칫솔(브라운 오랄비 트라이엄프 4000)의 경우 8%의 관세가 전면 철폐돼 무관세로 수입됐지만, FTA 발효 이전 14만7000원에 팔리던 가격이 15만9000원으로 올랐다.

대표적인 EU 수출품목인 위스키(발렌타인 12년산 700ml)도 4.8%p나 관세가 인하됐지만 가격은 4만200원으로 FTA 발효 전과 변동이 없었다. 베이비로션, 애프터세이브로션(이상 NIVEA 상품) 등도 8%에 달하던 수입 관세가 사라졌지만, 소비자판매가격은 전혀 싸지지 않았다.

유축기(필립스 수동 유축기)도 FTA 이후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지만 가격은 7만2000원에 묶여 있었다.

한·EU FTA 관련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동결된 이유를 분석한 결과, FTA 효과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국내의 독과점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에 따르면 전동칫솔의 경우 해외 제조사가 국내에 직접 설립한 지사를 통해 제품을 독점적으로 수입·유통하고 있어 소비자가격을 조정하기 쉽고, 위스키도 현지 생산자와 독점계약한 디아지오코리아(주) 및 페르노리카코리아(주) 등을 통해서만 수입되고 있다.

베이비로션 등 수입화장품류도 일부 유명 브랜드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국내 독점판매업체를 통해서만 수입돼 백화점 및 직영점으로 직접 공급하는 등 독점가격을 책정하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FTA 수입품목의 독과점적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병행수입 및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통관인증제 확대, 통관담보금 인하, 통관보류 심사기간 단축 등의 혜택으로 병행수입을 늘리고, 전자상거래 상품정보 제공 및 구매안전서비스 가입 의무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FTA 이후 가격이 인상되거나 인하되지 않은 전동칫솔 등 4개 유럽산 품목의 독과점적 유통구조에 주목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강화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