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경쟁력 약해지고 있다.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세계 제조업 보고서'

베트남 10위, 인도네시아 11위 등 아시아 약진

  < 2010년 3위 >-> < 현재 5위 >- < 5년 뒤 6위 (2017)>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와 미국 국가경쟁력위원회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년 세계 제조업 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현재 세계 5위에서 5년 뒤 6위로 한 계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2010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3위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연구·개발(R&D) 인력 규모와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 1인당 노동생산성, 법인세 등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고용창출 능력에서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과도한 규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브릭(BRICs)스 약진 두드러지고 유럽은 몰락하고 있다

  딜로이트와 미국 국가경쟁력위원회는 552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앞으로 5년간 주요 38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현재 1위인 중국은 5년 뒤에도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제조업 성장세, 노동비용, 고용창출 능력 등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독일과 미국이 각각 2위와 3위를 인도와 브라질에 내줄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는 4위에서 2위로 두 계단, 브라질은 8위에서 3위로 5계단 각각 뛰어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독일과 미국은 각각 4위와 5위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됐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베트남은 18위에서 10위로, 인도네시아는 17위에서 11위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5년 뒤 상위 15개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가 10개국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데보라 윈스미스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은 “세계 제조업 경쟁력의 구심점이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 국가의 몰락이 눈에 띈다. 5년 뒤 상위 15개국 가운데 유럽 국가는 독일이 유일하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 폴란드 체코 등 유럽 국가들은 일제히 순위에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강국 인재가 핵심 경쟁력이다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인재가 꼽혔다. 과학자, 엔지니어 등 혁신을 주도할 능력 있는 인재와 숙련된 노동자가 풍부한지 여부가 제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란 얘기다.

크레이그 지피 딜로이트 부회장은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데 생산성 높은 양질의 인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는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뿐만 아니라 신흥 제조업 국가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 금융 세금이 두 번째 핵심

제조업 경쟁력에 있어 두 번째로 중요한 요인은 무역 금융 세금 등 경제 정책이란 분석이다. 인재와 경제 정책 항목에서는 독일과 미국 일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용 경쟁력 기준으로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평가됐다. 이는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부품 공급망과 노동 관련 규제, 교통 통신망 등 인프라,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가격과 관련 정책, 내수 시장 규모 등도 제조업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