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잡힌 이 피의자의 차 안에서 나온 물건들이 심상치 않다.

총격전의 발단은 납치 성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를 더 저질렀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여분 동안의 총격전 끝에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지난해 9월에 출소했다.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 남성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우선 차량과 엽총을 훔쳤다. 그리고 이 차량 등을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고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성 폭행을 포함해 전과 6범

탈출한 여성을 다시 납치하기 위해 부모의 식당까지 찾아간 이 남성 천안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주말 오전의 평화로움을 요란한 사이렌 소리 그리고 얼마 뒤 울려 퍼지는 총성!

사진 자료 시민 최성표씨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의심케 하는 광경은 모두 실제상황 이었다. 순찰차 7대가 모여들고 흰색 레저용 차량 안의 운전자를 붙잡기 위해 공포탄 3발과 실탄 9발이 오가는 총격전 끝에 “잡았다, 잡았다, 총 뺏었다! (엽총이야?)”경찰과의 격렬한 대치 끝에 붙잡힌 47살 조 모씨는 지난 18일에도 20대 김 모씨를 성폭행하고 감금,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납치범이었다.

“감금한 게 아니라 그 여자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나를 지금 납치범이라 했는데 난 너무 억울해서요.”

  조 씨 자신은 납치범이 아니라며 억울해 하고 있다.

천안의 한 유흥가에서 조씨는 회를 먹으러 가자는 말을 건네며 20대 여성인 김 씨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돌변한 조 씨! 그는 김 씨를 차에 감금하고 성폭행하면서 사흘 동안 끌고 다녔다. 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처음에 실종사건으로 접수가 돼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하던 중 범죄 의심점이 있어 강력사건으로 수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납치당한 지 나흘 째 되던 21일 밤.

차에 갇힌 채 충남 아산까지 끌려간 김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말을 할 수가 없죠. 그냥 뭐 집사람이나 나나 그냥 뭐 맥이 다 풀려가지고 그냥 주저앉은 상태였죠. 우리 딸 보는 순간 눈물밖에 안 나오더라고요.”딸이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김 씨 가족은 그 때부터 불안에 떨어야 했다.

납치한 동안 김 씨의 신상을 모두 알아낸 조 씨는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면 김 씨는 물론 가족까지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고 하였다.

  심리상담사9천안서북경찰서“처음 만났을 때는 원스톱 센터 내에서 (심리상담을) 진행했는데 그 때는 많이 불안하고 이제 가해자가 다시 찾아올까봐 많이 불안해 하는 상황이었는데요.”고심 끝에 김 씨 가족은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납치범 조 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피의자가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CCTV를 피해서 다니고 또한 이 피의자가 차량 번호판도 훔쳐서 차량 번호판도 갈아 다니고 해서 특정하기 좀 힘들었습니다. ”

 일요일 오전, 납치범 조 씨는 자신의 협박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천안서북경찰서 실종수사팀은 “그 (피의자)차량이 아래서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일단은 어떻게 하든 제지하고 검거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차의 범퍼부분에 일단 충격을 가했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도 시속 100km 이상으로 질주하며 달아난 조 씨. 도심 10여 km를 가로지르는 추격전이 시작됐다.

 160여발의 탄알과 갖가지 종류의 흉기들.

연료통은 물론 식료품까지 차 안은 훔친 물건들로 가득했다. 전과 6범인 그는 지난해 9월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떠돌며 훔친 차 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해 왔다. 차 안에 쌓인 잡동사니 더미 속에서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 발견됐다. 여자 속옷 11점 내지 15점 증거 확보를 최대한 많이 하고, 여죄 추궁을 위해서였다.

 조 씨는 끔찍한 납치에 보복까지 벌였다.

차 안에서 발견된 여성의 구두와 속옷 성폭행 전과자인 조 씨의 여죄를 밝혀내는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