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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를 넘어

승무에 천착(穿鑿)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제27호와 살풀이춤 제97호 이매방류 ‘이수자 채향순’ 중앙대학교 교수

승무는 무대에서 북장단에 장삼을 너울거리며 대삼, 소삼(강·약)이 조화를 이루어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춤사위’ 보는 이로 하여금 천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가 없는 그 모습을 관람하는 관중은 이매방선생이 돌아왔구나, 착각하며 기립박수가 쇄도한다. 그는 누구인가? 해서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손만 대면 소리가 나는 신동

채향순교수(중앙대학교)는 공주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타고난 끼가 무엇이든 두드리면 가락을 만들어내, 자연스럽게 꽹과리와 장구채를 가지고 놀아 국악예술 중·고등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한영숙선생에게 태평무를 박귀희선생으로부터 가야금병창을 양도일선생에게는 농악가락을 사사받으며,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전통무용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이후“25살쯤에 주위에서 이매방선생 얘기를 많이들 하고 있을 때쯤, 선생의 북가락에 매료되어 이매방선생님을 찾아뵈니 종로 조그만 곳에서 처음 뵙게 된 계기로 선생님과 인연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 후 “선생님께서 마포로 자리를 옮기자 그곳 학원에서 허구헌날 살다시피 하면서 이매방선생님과 긴 세월을 같이하니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제27호와 살풀이춤 제97호 2종목 보유자’이신 이매방선생님으로 부터 모든 춤을 사사 받았으며,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증을 받게 되던 날 감회가 깊었다”고 회고 했다.

채교수는 “지금 다시 태어나 춤을 시작한다고 해도 승무를 추고 싶다”며 “이매방선생님의 춤가락과 북 가락은 말 그대로 인간문화재다”고 선생님을 칭송하였다.

북 장단 북 가락에 춤이 녹아들다

채향순교수는 “전승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이수자가 보유자 자격이 될 수 있으나, 하지만 선생님의 춤을 출수 있어야 한다”며 채교수는“스승님과 30여년승무를 추며, 제자들에게 승무는 북가락 장단에 춤사위와 호흡이 하나가 되어 영혼과 일치하여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무대에서 승무나 살풀이춤을 좋아하지만, 승무 북 가락에 이끌려 주로 승무를 추게 된다”면서 승무는 “남성적이면서 여성적인 매력이 있고, 전통춤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배워야 할 만큼 어려운 춤이기에 승무 춤사위는 북장단에 신명을 실어 영혼과 일치하는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장단가락에 녹아내린 사람만이 출 수 있는 춤이다”며 소신을 피력하였다.

 다음 보유자는 그렇게 추면서 이론과 실기를 겸한 이가 전승해 나갈 때, 국악발전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두 종목을 휩쓴 대통령상

채향순교수는 그동안 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일련에 큰 상들로 이어져, 한국전통진흥협회에서 ‘승무 춤’으로 종합대상인‘대통령상’을 받았다.

한국무용협회에서 ‘사당각시’를 남사당패가 부평초처럼 처절한 고난과 핍박 속에서 우리 전통 연희의 예술의 혼을 극적으로 안무해 ‘무용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제자들과 연습실에서 살다시피한 국악 사랑으로 이어져 ‘KBS 무용부문 국악대상’을 받았다.

 전통국악인들에게 격에 맞은 예우를

전승자토론회에서 일부교수들이 무형문화재는 보고 또 봐서 지겹다. 앞으로 무형문화재호칭을 교수로 하자는 등 토론회에 있었던 얘기를 들려드리자.

채교수는 “문화재는 100년 이상 흘러야 지정되므로 가치의 우수성을 인정하며 존중해야 하고 무형문화재를 교수로 호칭을 바꾸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했다. “해외공연 시 인간문화재 호칭은 귀빈대접을 받지만 무형문화재 호칭을 사용하면 이해하지 못 한다”고 말을 덧붙였다.  

우리의 전통국악 편성시간 바꿔야

채교수는 “해외 공연 시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하루 종일 전통예술을 방영한다. 이는 국가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악의 향기, 국악한마당이 심야시간과 낮 시간에 방영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방영시간을 늘리고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로 편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영방송은 외국문화에 집착하는 것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주축으로 편성해야 전통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전통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