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김일곤 메모지에 적힌 28명은 누굴까?

서울 성동구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모(35·여)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김 씨는 전날(17일) 오전 성동구의 한 동물병원 인근 노상에서 검거.
충남 아산의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김일곤(48)의 옷에서 28명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사건을 수사 중 김 씨의 옷 주머니에서 의사와 판사, 형사 등의 이름과 근무지가 적인 가로세로 15cm의 메모지 2장이 나왔다고 오늘(18일) 밝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나를 치료한 의사와, 돈을 갚지 않은 식당 여사장, 과거 나를 조사한 형사 등을 적어놓은 것”이라면서 “혼잣말로 이것들을 다 죽여야 하는 데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지 명단에 오른 인물 중 실제로 김 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아직은 허무맹랑한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밖에 기타 특이할 만한 소지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김 씨가 일부 진술을 거부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조사관에게 소리를 치며, 화를 내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김일곤 검거 공로와 관련해 오늘 오후 4시 성동경찰서에서 김 씨를 직접 체포한 성동서 성수 지구대 ‘김성규 경위와 주재진 경사’를 각각 ‘경감과 경위로 1계급 특진’ 임용한다.
이어 김일곤을 신고한 동물병원 간호사에게 전단지를 보여주며 범인이 김일곤임을 특정한 같은 지구대 소속 임채원 경위 등 유공 경찰관 6명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한다. 이와 함께 김 씨의 흉기를 빼앗는 등 검거를 도운 시민 방 모 씨와 김 모 씨 등에게도 '용감한 시민장'과 보상금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