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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해설 가족코스로 '창경궁' 나들이
[221129호] 2022년 11월 29일 (화) 11:34:05 김응삼 예술 취재단장 kbshdtv@hanmail.net

 

해설사와 가족코스로 '창경궁' 나들이

 
창경궁 안내 책자 표지에 나오는 빈양문 앞의 모습
창경궁 안내 책자 표지에 나오는 빈양문 앞의 모습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한국사 이야기다. 그전에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를 흥얼거리면 옆에서 따라 부르곤 했다. 그러나 노래로 부를 땐 재미있는 역사가 수업 시간에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마침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가 새롭게 운영된다는 소식에 ‘창경궁’을 찾았다.

주말 오전부터 창경궁 관람을 위해 나온 시민들
주말 오전부터 창경궁 관람을 위해 나온 시민들 

주말 오전에도 고궁 관람을 위해 나온 시민들이 많다. 초등학생 동반 가족과 관광객, 친구, 연인 등이 약속된 시간에 맞춰 정문 앞으로 향한다. 잠시 후 우리에게 배정된 문화관광해설사와 인사를 나누고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한다.

창경궁 매표소 앞 오래된 나무가 멋스럽다
창경궁 매표소 앞 오래된 나무가 멋스럽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명소에 담긴 역사, 문화, 자연 등을 감상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이다. 11월 4일부터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를 시작하여 경복궁, 창경궁, 낙산성곽, 인사동 등 6개 코스를 운영 중이다. ☞ [관련 기사] 해설사와 함께 도보여행! '가족코스' 신설…이용방법은?

자기소개를 마친 문화관광해설사가 같이 다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말을 건넨다.
자기소개를 마친 문화관광해설사가 같이 다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말을 건넨다. 

해설사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오래된 건축물에 대한 호기심이 좀 있을 거 같고, 5학년 학생은 이제 역사가 점점 어려워질 거예요.” 간단히 자기소개를 마친 해설사가 오늘 같이 다닐 두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말을 꺼낸다. 

본격적인 가족코스의 시작에 앞서 공간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는 해설사
본격적인 가족코스의 시작에 앞서 공간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는 해설사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 이어 창덕궁을 지었고, 성종 때 별궁으로 지은 창경궁의 홍화문은 유일하게 동쪽을 향한 궁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창덕궁 옆 빈터를 활용을 했기 때문에 그럴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았던 거죠.” 본격적인 가족코스의 시작에 앞서 공간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며 이해를 돕는다.

옛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창경궁 내 옥천교 아래로 물이 흐른다
옛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창경궁 내 옥천교 아래로 물이 흐른다. 

창경궁의 금천(궁궐 마당에 흐르는 시냇물)인 옥천에 놓인 다리 위에 올라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다리 밑에 명당수가 흐르는 옥천교를 보시면, 옛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부분이 창경궁밖에 없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국왕들은 앵두나무를 좋아해서 앵두하고 살구를 많이 심었다 그래요.” 앙상한 가지 사이로 앵두나무와 살구나무를 찾는 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림막을 한 명정문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림막을 한 명정문 
 
궁궐의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명정전 앞에서 일월오봉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궁궐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명정전 앞에서 일월오봉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보수공사 중인 명정문을 지나 궁궐의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명정전 앞에 섰다. “저 안에 있는 의자가 ‘어좌’, 그 뒤에 그림이 ‘일월오봉도’예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개의 산 즉, 산이 많은 나라 조선을 뜻합니다.

조선의 우주 만물 한가운데 왕이 있고, 그 권력을 상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만 원 권에도 일월오봉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말을 듣던 다른 가족 중에서 직접 만 원 권을 꺼내 보여준다. 역사 속 이야기와 조금 더 가까워진 아이들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문정전을 마주하고 사도세자의 비극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문정전을 마주하고 사도세자의 비극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영조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곳이 문정전 앞이에요.” 문정전을 마주하고 듣는 사도세자의 비극에 얽힌 이야기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창경궁 안내 책자 표지에 나온 빈양문을 지나면, 대비의 일상 공간 경춘전과 왕의 침전인 환경전을 만나게 된다. “경춘전은 정조가 태어난 곳이에요. 임오화변 당시, 혜경궁 홍씨가 환경전에 있던 어린 정조의 손을 잡고 서둘러 갔다는 내용이 한중록에도 나와요.” 그때 올려다본 7월의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경춘전(위)은 정조가 태어난 곳이며, 그 옆으로 환경전(아래)이 자리하고 있다
경춘전(위)은 정조가 태어난 곳이며, 그 옆으로 환경전(아래)이 자리하고 있다 

스가 거의 마무리되는 장소인 영춘헌과 집복헌은 원래 두 집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본 건축물의 구조하고 좀 다르게 독특하고 소박하죠. 집복헌은 사도세자와 순조가 태어난 곳이고, 정조는 자신이 독서를 즐겼던 영춘헌에서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래서 창경궁은 정조의 궁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옆을 지나던 관람객들도 해설사의 상세하고 실감 나는 역사 이야기에 걸음을 멈추고 듣는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태어난 집복헌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태어난 집복헌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영춘헌은 정조가 독서를 즐겼던 곳이다.
영춘헌은 정조가 독서를 즐겼던 곳이다. 

이 코스의 마지막 자경전 터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지었다는 통명전 뒤쪽 언덕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고궁과 어우러지는 높은 건물들마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끝까지 창경궁을 둘러본 아이는 명정전 마당 양옆에 늘어선 품계석과 일월오봉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경전 터에서 내려다보니 고궁과 높은 건물들의 조화가 색다른 느낌이다
자경전 터에서 내려다보니 고궁과 높은 건물들의 조화가 색다른 느낌이다. 
 
끝까지 창경궁을 둘러본 후, 명정전 마당 양옆에 늘어선 품계석을 사진으로 남겼다
끝까지 창경궁을 둘러본 후, 명정전 마당 양옆에 늘어선 품계석을 사진으로 남겼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의 기존 코스에 비해 가족코스는 소요 시간과 내용면에서 초등학생의 수준에 맞게 재구성해서 좋았다. 기존 도보해설관광 프로그램들이 성인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가족코스는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역사 이야기를 풀어주니 아이도 더 흥미로워 한다.

오늘 둘러본 창경궁 코스 외에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낙산성곽, 인사동 등 다른 코스들도 최근 3년 간 초등학생 이용자에게 인기가 높았던 코스를 중심으로 가족코스로 선정했다고 하니, 곧 다가올 겨울방학에 아이와 함께하는 역사체험 코스로 추천해 주고 싶다.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는 자녀를 동반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서울도보해설관광 홈페이지에서 관광일 기준 3일 전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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